몇 년전 인도를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뉴델리 공기가 안좋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고, 인구가 많고 길거리가 지저분하다는 정도 정보가 있었습니다. 인도하면 카스트 제도, 불가촉천민 이런 부정적 단어가 떠오르고, 요가, 명상 정도가 긍정적 이미지입니다.
방문지역은 인도에서 뭄바이, 뉴델리에 이어 세번째 큰도시인 콜카타 (Kolkata)였습니다. 서벵갈 West Bengal 의 주도로 1690년 영국이 처음 인도를 지배하기 시작할 때 동인도주식회사를 설립한 도시입니다. 그동안 영국인들이 이름 붙인 캘커타 (Calcultta)로 불렸었는데, 2001년 본래 이름인 콜카타로 공식 도시이름을 환원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봄베이도 이제 이름이 바뀌어 뭄바이로 부릅니다.
영국의 오랜 지배로 식민지 시대의 건물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대부분의 건물들이 낡고 관리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사용하고 있는 건물들도 세월의 무게를 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길거리는 예상대로 지저분하고, 개 Street Dog 들이 막 돌아다니고.. 약간 혼돈의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빈부 격차도 상당히 있어 보여, 초청해 주신 분 말씀에 의하면 혼자 길거리를 다니지 말고 왠만하면 목적지를 정하고 자동차로 이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친구 차를 타고 쇼핑 센터를 방문했었는데, 입구에서 경비원들이 무장한 상태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쇼핑센터 내부는 상당히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 안전해 보였는데.. 이것이 같은 인도인가 살짝 혼동스러웠습니다.
19세기 중반 캘커타 대학이 영국식 대학교육을 바탕으로 설립된 관계로 20세기 초 유명한 과학적 업적들이 캘커타 대학 출신 과학자들(예, 보즈 S. N. Bose, 사하 M. Saha, 라만 C. V. Raman 등)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방문한 곳이 그 중에서 S. N. Bose를 기리는 국립센터였습니다.
그렇게 잘 정돈된 곳에서만 조용히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나.. 그러면 진짜 인도를 경험하지 못한 것 같아서 새벽에 살짝 정문을 빠져 나와 인도의 길거리를 돌아다녀 봤습니다.
사람들이 조금 번화한 거리로 갔더니 장도 서고, 길거리 음식도 만들어 팔고 있더라구요. 인도에선 Bottle 물도 함부로 마시지 말라고 하는데, 다른 인도 사람들이 즉석 '난'과 카레 같은 걸 아침으로 사 먹는 것을 보고.. 저도 뜨거운 프라이팬을 믿고 용기를 내 길거리 음식을 도전해 봤습니다. 가격은 1불도 안했는데 의외로 맛 있었습니다. 그동안 먹어 본 난 중에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이상한 동아시아인이 하나 돌아다니니까 신기했는지 한 젊은 인도애가 접근해서 주문을 살짝 도와 주었습니다. 시장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더라구요. 이 친구는 영어도 잘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페이스북 친구하자고 그래서 잠깐 들른 사람이라고 하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인도에서 카레는 실컷 먹었습니다. 카레는 특정한 음식이 아니고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간 인도 전통의 국(?) 같은 음식이더라구요. 정말 맛이 다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항 라운지에서도 카레를 맛보고, 인도 카레도 살짝 많이 사 왔습니다. 집에서 요리를 해 보니 한국식 카레보다 향이 강하더라구요. 독특한 인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이렇게 인도 콜카타는 혼돈과 맛으로 기억되는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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